원자로계통 안전연구는 원자력 시설의 안전성을 평가하고 확보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중점을 둔 원자력 안전연구의 핵심 분야이다. 이 연구의 주요 하위 분야 중 하나는 원자로 기기 성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열수력 전산 해석코드의 개발 및 해석이다. 열수력 실험은 열수력 전산해석코드를 검증하고 물리적 모델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원자력학회 원자력 열수력 연구부회 ‘열수력 실험 전문위원회’는 원자력 시설의 성능 및 안전성 평가와 관련된 실험 연구에 종사하는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 학계는 주로 원자로 계통 내에서 발생하는 열수력 현상의 규명과 해석모델 개발을 위한 기초 열수력 실험을 담당하고 있으며, 연구계는 가동원전과 신형원전의 안전성 검증 및 향상을 위한 개별효과실험 및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을, 산업계는 원전 기기 검증 및 신 안전계통 개발을 위한 실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비등 열전달 및 열분배 모델 개발 실험, APR+/APR1000 및 SMART의 피동안전계통 기초 열수력 현상 및 모델 개발 실험, 연구로 판형 핵연료 임계열유속 실험 연구, SPACE 및 MARS-KS 코드의 기초 열수력 모델 개선을 위한 다양한 실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계에서는 APR1400, APR+/APR1000, SMART, PGSFR 개발과정에서 PASCAL, LAPLACE, PRESCO 등 다양한 개별효과 실험과 ATLAS, FESTA 등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ATLAS는 세계 3대 규모의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장치로서 3차에 이르는 OECD/NEA 주관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국내 열수력 및 안전 연구의 국제적 위상 강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의 차세대 다물리-다중스케일 안전해석코드 체계 개발과 관련하여 국소 다차원 유동현상 실험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원자력 열수력 실험 정보교류 워크숍'이 2022년 12월 14일 한국원자력연구원 국제원자력교육센터 강당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계통안전연구부(현, 원자로계통안전연구부)가 주관하고, 한국원자력학회 원자력 열수력 연구부회가 후원한 이번 행사는 원자력발전소 설계, 운영, 안전성 평가 전문가 및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 워크숍은 국내 가동원전 및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과 같은 신형 원자로의 차세대 안전해석 기술개발과 개발 중인 통합해석체계의 검증 및 평가를 위한 열수력 실험 연구현황과 방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했다.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한 실험 정보교류 워크숍을 통해 국내 원자력 열수력 실험의 기술 수준과 활용에 대한 상호이해를 증진하고 열수력 실험의 발전 방향을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

워크숍에서는 경희대학교의 고정밀 열수력 실험, 부산대학교의 열수력 실험 연구, 포스텍의 고정밀 열수력 실험 설계 등 학계에서 수행하고 있는 다양한 열수력 실험에 관한 연구현황이 발표되었다. 이 밖에도 UNIST와 KAIST 열수력 연구현황, 서울대 열수력계통 연구실의 실험 연구 현황,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수행 중인 원자로계통 개별효과실험과 ATLAS 및 SMART-ITL 열수력 종합효과실험을 활용한 경수로 안전성 향상 기술 개발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첨단 열수력 연구실에서는 벽면 비등 열전달 모델 연구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벽면 비등 열전달 현상을 이해하고 모델링을 통해 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을 목적으로 기존의 벽면 비등 열전달 모델들의 한계점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또한 다양한 실험 데이터와 수치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모델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검증하였다.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원자력시스템 전공 원자력 열수력 실험실에서는 과냉 비등 유동 실험, 연구로 판형 핵연료 임계열유속 실험, 벽면 응축 및 자연순환 루프 내 유동 불안정성 실험 등에 관한 주제 발표를 통해 다양한 국소 열수력 실험 및 고온/고압조건 이상유동 측정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하였다.
포항공과대학교 첨단원자력공학부 열수력 및 에너지 시스템 연구실에서는 혁신적인 재료표면 특성을 활용한 열전달 개선, 원자로 열수력 및 연구로 안전성 실증 실험, 계산과학 기반 예측공학 응용을 통한 고급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기법에 관한 연구 현황을 발표하였다.
UNIST 원자력공학과 원자력 열수력 및 안전 실험실에서는 가동원전 경수로 정상운전 환경에서의 크러드 침적 및 사고저항성핵연료(ATF, Accident Tolerant Fuel) 피복관의 열전달 특성 분석을 위해 구축한 DISNY 실험장치를 활용한 크러드 열전달 특성 실험을 소개하였다. 크러드 침적 표면 및 ATF 피복관은 수조비등 및 재관수 실험을 수행하여 냉각재상실사고(LOCA, Loss of Coolant Accident) 노심 안전여유도 평가에 활용할 계획이다.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원자력 에너지 변환 및 전력이용 연구실에서는 탄소 배출 없이 안정적이고 유연한 전력 공급, 피동안전계통 설계로 인한 내재적 안전성, CO2 및 미세먼지 포집과 같은 잠재적 이점을 제공하는 청정에너지 솔루션으로 하이브리브 마이크로 모듈형 원자로(H-MMR, Hybrid Micro Modular Reactor)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H-MMR 시스템은 안전한 자율형 마이크로 모듈형 원자로 및 재생 가능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서 MMR 기술과 집광형 태양광 발전(CSP, Concentrated Solar Power),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을 결합해 전력을 생산한다.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원자력 열수력 실험실에서는 원자로 사고 시 원자로용기 상부 강수부에서의 우회유량 거동, 고온가스로 피동잔열제거계통, 경사 및 상하 운동 임계열유속 실험, 그리고 재관수 시 노심안전주입수의 거동 등의 주제를 발표하였다. 상부 강수부에서의 우회유량 거동 연구의 경우 상세한 2차원 막 유동 모델 검증 실험과 CFD 수준의 고정밀 해석도구를 이용하여 실험결과를 분석하는 예를 보여주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혁신계통안전연구부(현, 원자로계통안전연구부)는 SMART-ITL을 이용한 일체형 원자로 열수력 종합효과실험 현황을 발표하여 SMART 시스템의 주요 구성 요소와 실험 프로그램에 관해 설명하였다. 또한 가압경수로 안전 현안 해결, 안전해석코드 검증 및 개선, 혁신안전계통 개발 및 검증을 목적으로 구축된 ATLAS 종합효과실험장치를 활용한 경수로 안전성 향상 기술 개발을 소개하였다. 원자로계통 개별효과실험 분야에서는 첨단 실험기법을 적용하여 구축한 고정밀 실험 데이터베이스와 고속 푸리에 변환(FFT, Fast Fourier Transform), 웨이블릿(Wavelet)과 같은 해석 방법론을 이용하여 기구학적 모델링을 위한 개별효과실험 성과를 발표하였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원자로계통 안전연구에 관한 행사가 비대면으로 개최되거나 연기되면서 산·학·연 연구 및 정보교류의 기회가 줄어들었다. 지난 2년 동안 원자력 열수력 실험 및 해석 분야의 전문가들이 활발하게 교류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산·학·연 전문가들이 함께 모이는 기술 및 정보교류의 기회가 절실하였다.
이번 행사에는 산업계 15명, 규제기관 2명, 학계 41명, 연구계 36명 등 총 94명이 참석했다. 본 원자력 열수력 실험 정보교류 워크숍은 국내 원자력 열수력 안전연구의 현황을 파악하고 열수력 실험 분야의 기술 수준과 활용에 대해 상호 이해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각 주제 발표마다 전문가들의 열띤 논의가 이루어졌다. 이번 행사를 통해 원자력 열수력 최신 실험기법 및 이를 활용한 해석 도구 검증 연구에 대한 국내 전문가 간 기술 교류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원자력 열수력 실험 정보교류 워크숍은 참가자들에게 신규 지식을 공유하고 기술 개발 협력을 도모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 성공적인 행사였다. 각 주제 발표를 통해 다양한 열수력 실험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전달하고 원자로계통 안전연구에 사용되는 해석 도구를 검증하고 개선하는 데 있어 열수력 실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본 워크숍은 국내 열수력 및 안전 연구 분야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실험연구의 발전 방향을 논의한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