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그래서 사람들의 착한 동기에만 의존할 수 없기에 파리기후협약 등을 통해서 국가별 할당량을 약속받고 이를 강제시행하고 있으며 실효를 거두기 위해 경제와 무역에서 탄소배출을 적극적으로 규제하며 따라서 많은 나라가 탄소중립을 국정 운영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작년10월 탄소중립2050을 선언하였습니다.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에너지 특히 전력부분의 저탄소화가 핵심인 것은 상식입니다. 수송, 산업, 생활, 4차산업 등 모든 분야가 전기화를 해야 하므로 전기수요는 2-3배까지 늘어날 것이며 이 전기는 저탄소에너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화석연료를 배제하면 결국 신재생과 원자력 그리고 수소(신재생과 원자력 등 저탄소에너지를 사용하여 생산한다면)가 주력이 될 것이 자명합니다. 신재생만으로는 절대로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공급이 안되니 원자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것이므로 탈원전 정책은 폐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의 민주당이 50년만에 반핵기조를 깨고 원자력을 지지하는 정책으로 전환했고 바이든 정부가 국정 최우선순위에 2035년까지 전력부분 탄소제로를 목표로 신재생과 원자력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원자력이 필요하므로 미래가 밝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기존 원전은 계속운전을 하고 소형선진원자로로 승부를 보겠다는 정책입니다. 미국은 대형원전의 기반을 잃었고 원자력추진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에 활용되는 소형원자로 기반이 있으므로 이를 살려 국내의 수많은 노후 석탄화력을 대체하고 외국에도 수출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형원전은 전력망이 이를 수용할 정도로 크고 원자력을 활용하기 위한 기술과 국가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하며 초기 투자비용이 막대하고 건설기간이 길어 이를 건설 운영할 수 있는 나라가 한정적입니다. 그래서 원자력의 획기적인 비중 확대가 어려운 것입니다. 본인이 스마트를 수출하기 위해 많은 나라를 접촉하면서 이를 절실히 느끼기도 했습니다. 태양광 등 신재생은 어느나라나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수요가 늘면 물론 한계도 있지만 경쟁력도 좋아지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안전하고 쉽게 건설 운영할수 있는 소형원자로가 있다면 시장이 매우 클 것입니다. 우리는 기술을 늘 따라가다가 이 분야에서는 눈을 빨리 떴고 앞에서 나아간 분야입니다. 동력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원자력의 밝은 미래가 그냥 오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탈원전정책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산업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정부의 탈원전정책 철회를 위해 노력해야 하지만 또한 언제나 발목을 잡고있는 안전과 사용후핵연료에 대한 해법을 찾지 않으면 어두운 미래가 될 것입니다. 특히 반핵단체의 과장, 왜곡, 괴담에 국민들이 호도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을 운전하는 것에 비하면 사실 참으로 쉬운 분야입니다만 이 역시 폭탄돌리기가 되어 진척이 잘 안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원자력 문제에 우리 원자력계보다도 오히려 원자력에 종사하지 않는 시민단체가 적극적으로 활동하시는 것을 보고 많은 감사함을 느끼며 반성하게 됩니다.

학회에서는 특별위원회를 발족하여 다양한 에너지믹스 시나리오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으며 상반기에 보고서를 발간하여 에너지정책자료로 활용하고자 위원들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슈 및 소통위원회는 현안들에 대한 웨비나, 전문가 인터뷰, 뉴스레터 등을 통해 국민과 오피년리더들에게 원자력을 바로알리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다들 나서기 힘든 상황에서 학회가 좀 더 구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해야겠습니다. 회원 여러분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일을 하시겠지만, 탈원전 정책, 신한울34 건설, 월성1호기 수사, 고리 계속운전, 월성 삼중수소, 후쿠시마 오염수 등 원자력 관련 시급한 현안에도 모두 관심을 가지시고 학회를 통한 활동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 나중에 2021년에 무엇을 했냐고 물을 때 부끄럽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신축년 새해에는 코로나를 극복하여 서로 만나서 못다한 얘기들도 나누고 원자력도 제 자리를 찾아 활기를 띨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학회장 하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