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장 취임사
안녕하십니까. 한국원자력학회 제38대 학회장 최성민입니다.
먼저 지난 임기 동안 학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주신 제37대 이기복 학회장님과 임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최근 국제 원자력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거두고 있는 성과는 매우 뜻깊습니다. UAE 원전 수출에 이어 2025년 체코 신규 원전 수출은 우리나라 원전 산업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다시 한번 국제적으로 입증한 사례였습니다. 미국 연구용 원자로 설계기술 수출은 원자력 기술의 역수출이라는 역사적 성과입니다. 여기에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개발을 비롯한 차세대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며, 우리나라 원자력의 기술적 저변과 미래 경쟁력은 더욱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는 대한민국이 세계 원자력 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갖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의 배경에는 세계 에너지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AI·데이터센터 산업의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주요 국가들은 원자력을 다시 국가 경쟁력의 중요한 축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으로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원자력의 가치는 갈수록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세계가 새로운 원자력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하며, 장기적인 에너지 전략에서 원자력이 차지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기적인 선택이 아니라 향후 수십 년을 내다본 전략적 판단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국제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역시 원자력 정책에 대한 인식과 방향을 보다 분명히 정립해야 할 시점에 와 있습니다. 원자력은 단기간의 정책 변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이 아니며, 무엇보다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중요합니다. 세계 각국이 장기적 관점에서 원자력 정책을 재정비하고 있는 지금, 우리나라 또한 국제적 흐름에 부합하는 명확하고 책임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책의 불확실성은 곧 산업계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을 좌우하는 우수 인력의 유입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이에 한국원자력학회는 2026년을 맞아 네 가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국가 에너지 정책에 원자력이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과학·기술적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방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겠습니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전기요금 부담 완화, 탄소중립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의 역할과 비중 확대가 불가피하며, 그 규모와 추진 속도 역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토에 기초해 설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원칙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비롯한 중장기 전력 정책에 충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학회는 책임 있는 근거 제시와 전문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겠습니다.
둘째, 한·미 원자력협정이 변화한 원자력 산업·기술 환경과 에너지 안보 여건을 반영해 제도적으로 진화할 수 있도록 학문적·전문적 기반을 제공하겠습니다.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포함한 연료주기 기술에 대해서는 평화적 이용을 전제로, 국제 기준과 기술적 타당성에 근거한 포괄적·장기적 제도 정립이 가능하도록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체계적으로 정리·제시하겠습니다.
셋째, 국민과의 소통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지속 가능한 원자력 정책은 국민의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합니다. 원자력에 대한 신뢰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꾸준한 소통에서 비롯됩니다. 원자력이 지닌 국가적 역할과 미래 가치를 과학적 사실에 근거해 투명하게 전달하고, 특히 미래 세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소통을 확대함으로써 국민적 이해와 신뢰를 차분히 넓혀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학회의 학술 활동을 한층 더 강화하겠습니다. 특히 방사선 분야의 학술적 기반과 활동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겠습니다. 방사선은 의료·산업·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기술 경쟁력 강화를 이끄는 핵심 영역입니다. 학회는 새로운 방사선 이용 기술 분야의 발굴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유관 학회와의 협력을 통해 학술 교류를 활성화하고, 방사선 분야의 학술적·산업적·사회적 가치 창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2026년은 대한민국 원자력의 국가적 역할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매우 중요한 해입니다. 한국원자력학회는 학문적 전문성과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계, 나아가 국민을 잇는 가교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원자력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과 국가 에너지 안보를 뒷받침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함없는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