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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셨나요? 2016년 9월 12일 대한민국 경상북도 경주시 남남서쪽 8km에서 발생한 지진(일명 경주지진)은, 1978년 대한민국 지진 관측 이래 역대 최강의 지진이었습니다. 이번 지진은 육상지진으로는 1978년 충청북도 속리산에서 발생한 규모 5.2 지진 이후 38년만의 대형지진입니다. 얼마 전 규모 5.0의 인공지진을 냈던 북한의 5차 핵실험(TNT폭탄 10만 톤)의 50배 규모입니다.
지진이 발생하자, 부산 도시철도 1~4호선이 5분간 정지되었으며, 울산화력발전소의 LNG 복합화력발전 4호기가 가동을 중지했습니다. 또한, 월성원자력발전소 1~4호기도 수동으로 가동 중지 조치가 적용되었습니다. 문화재가 많은 경주에는 불국사 대웅전 지붕의 일부 기와가 무너졌으며, 석굴암 진입로에도 낙석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지진의 안전지대로 속해있던 우리나라는, 이번 지진으로 인해 지진대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나라 일본도 지진으로 인해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했었습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인 경주 근처에도 원자력 발전소들이 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소들은 지진에 대한 대비가 어떻게 되어 있을까요?
대규모 지진발생확률이 아주 낮은 안전지대였던 우리나라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환태평양 지진대로부터 600km 정도 떨어진 유라시아 판 내부에 위치해 있어 대규모 지진 발생확률이 아주 낮은 안전지대로 평가받았습니다. 리히터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연평균 약 10회 정도 발생하지만, 미약한 진동을 일으킬 뿐입니다. 일본은 3.0 이상의 작은 지진이 3,500회 5,0 이상은 연 50회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해를 유발하는 규모 5.0이상 지진이 마지막으로 일어난 것은 2014년 4월 1일 태안에서 발생한 규모 5.1의 해상지진입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2011년 3월 11일에 발생한 도호쿠 대지진(규모 9.0)으로 인한 쓰나미로 인해 비상냉각설비가 기능상실되어 발생한 원자력 사고입니다. 지진이 감지되자 원전 10기는 자동으로 정지했습니다. 원자로 정지 후 안정상태를 유지했지만, 정전이 지속되면서 비상노심냉각 기능이 상실되었습니다. 이때 원자로를 식힐 해수를 넣는 것을 망설이던 중, 원자로 3기의 누출된 수소가 공기와 반응하여 폭발하면서 방사능 물질이 누출되었습니다. 해수를 넣었으면 방사능 누출이 발생하지 않았겠지만, 도쿄 전력은 망설였습니다. 원자로에 해수를 집어넣는 순간 그 원자로는 사용이 불가능하며, 새로 지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시작은 자연재해였지만, 인재로 끝난 사고였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엄격한 안전성이 요구되는 시설이기 때문에 부지조사 단계에서부터 모든 분야의 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합니다. 특히 지질 및 지진조사는 부지조사 및 선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원자력안전법 규정에 따라 원자력 발전소가 세워지는 부지의 반경 320km 이내 지역은 문헌조사, 인공위성 및 항공사진 판독 등 광역소자를 수행합니다. 40km 이내는 지구물리학적 조사, 야외 지질조사를 하며 8km, 1km 이내는 지질 구조, 단층 분포, 암질 확인을 위해 단층 연대측정, 해양물리탐사, 시추조사, 트렌치조사, 물리탐사 등의 단계적 정밀조사를 수행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일반 건물과 다르게 부지조사 단계에서 부지에 영향을 끼치는 최대 지진 값을 산정한 후, 안전 여유도를 더 추가해 내진 설계 수준을 정합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부지에서 예상되는 최대 지진이 고려되어 큰 지진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게 내진 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내진설계 값은 gravity의 첫 글자를 따서 g라는 단위를 사용합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의 내진설계 값은 0.2g 및 0.3g인데, 이는 중력가속도 9.8㎨의 20%~30% 크기를 나타냅니다. 0.2g는 규모 6.5 정도의 지진에 해당하며, 0.3g는 규모 7.0 지진에 해당합니다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으로 피해가 날 경우 방사성 물질이 외부에 누출될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떤 구조물이나 설비보다 더욱더 튼튼하고 정밀하게 시공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원자력 발전소는 자재선정, 설비 및 기기 제작, 구조물 건설 등 각 단계별로 엄격한 품질관리를 시행하고, 정부 규제기관으로부터 철저한 검사 및 점검을 받은 후 모든 공사를 수행하기 때문에 성능과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는 대부분 가압경수로(PWR) 방식이며, 일본의 비등경수로(BWR)방식보다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 원전과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은 원자로의 종류가 다르며, 구조적으로 격납용기 내부 체적은 우리나라 원전이 일본 원전에 비해 5배가량 큽니다. 일본과 비슷한 지진 및 지진 해일이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 원전이 더 안전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첫 번째, 일본 원전은 원자로 내의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운전하지만 우리 원전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외부로 방사능 물질이 누출될 가능성이 훨씬 적습니다.
두 번째, 우리나라 원전은 지진 해일로 인해 전기가 끊기더라도 증기발생기를 이용한 노심의 냉각이 가능합니다
세 번째, 노심이 녹아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우리 원전은 일본과 달리 전기 없이 동작하는 ‘수소재결합기’가 있어 수소폭발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연달아 발생한 지진과 관련하여 ‘지진행동 매뉴얼’에 따라 위기경보를 발령하여 긴급상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월성, 한울, 고리, 한빛 등 4개 원전본부와 수력, 양수 발전설비를 전체 점검을 실시한 결과, 시설 안전에는 이상 없는 정상 운전상태임을 확인하였습니다. 설계기준 지진 값인 0.2g보다는 작지만 자체 절차에 따라 정지기준인 지진 분석 값 0.1g을 초과한 월성1‧2‧3‧4호기에 대해서는 추가 정밀 안전점검을 위해 9월12일 밤 11시 56분부터 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수동정지하였습니다. 신월성 1․2호기는 관측지점 부지특성(지반, 지질상태 등)의 차이로 측정 분석된 값이 정지기준을 초과하지 않아 정상운전 중입니다.
글 : 윤용현 필진
이미지 출처
news.sbs.co.kr
soidong.khan.kr